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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洲 權韠(석주 권필). 南山讌集, 歸路作(남산연집, 귀로작) 남산에서 잔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짓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南山讌集, 歸路作(남산연집, 귀로작)남산에서 잔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짓다 十里煙花春近遠 (십리연화춘근원)머나먼 길에 봄 경치가 펼쳐졌으니 봄이 가깝고도 먼데 一樽香碧玉東西 (일준향벽옥동서)한 동이 향기로운 술을 옥잔玉盞에 따라서 마셨네. 歸時月出重城閉 (귀시월출중성폐)돌아올 때 달은 떠오르고 겹겹의 성문城門은 닫혔는데 燈火千家路欲迷 (등화천가로욕미)수많은 집들마다 걸린 환한 등불에 길을 잃을 듯하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溪上(계상) 시내 위에서

象村 申欽(상촌 신흠).   溪上(계상) 시내 위에서  折得山花溪上歸(절득산화계상귀) : 산꽃 꺾어 들고 개울 가로 돌아오니 霏霏香霧濕人衣(비비향무습인의) : 부슬부슬 향기로운 안개가 옷을 적신다. 偶逢樵父尋厓去(우봉초부심애거) : 나무꾼을 우연히 만나 비탈 찾아 가 更約漁翁理釣磯(경약어옹리조기) : 고기잡이와 언약하고 낚시터 손질한다.

상촌 신흠(1566) 2024.07.11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過八渡河(과팔도하) 팔도하를 지나며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過八渡河(과팔도하) 팔도하를 지나며  隴波高低隴水長(롱파고저롱수장)고개는 높았다가는 낮아지고 고개를 따라 흘러내리는물은 길게 뻗어 있는데 春陰垂野怪禽鳴(춘음수야기금명)봄철의 흐린 기운이 들판에 드리우니 괴상하게 생긴 새가 울어 대네 可憐八渡河邊柳(가련팔도하변류)가엾고 불쌍하네 팔도한 가에 늘어선 버드나무는 管送征人幾度行(관송정인기도행)먼 길 떠나는 사람들을 몇 번이나 배웅했을까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病 後 (병 후) 병을 앓고 난 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病 後 (병 후) 병을 앓고 난 뒤  蛛絲羲作網(주사희작망)거미줄을 보고 복희씨가 그물을 만들었고 鳥跡頡成書(조적힐성서)새 발자국을 보고 창힐이 글자를 만들었네 寂寞閑庭裏(적막한정리)조용한 뜰이 쓸쓸하기만 하니 眞同太古初(진동태고초)참으로 아주 먼 옛날 같구나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過河原君墓有感(과하원군묘유감) 하원군의 묘를 지나가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過河原君墓有感(과하원군묘유감)하원군의 묘를 지나가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水流東去日西飛(수류동거일서비)물은 동쪽으로 흘러가고 해는 서쪽으로 지는 법이니 富貴榮華能幾時(부귀영화능기시)부귀영화가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 試向河原墳上望(시향하원분상망)시험 삼아 하원군의 무덤 위를 바라보니 暮雲黃葉政離披(모운황엽정리피)저녁 구름 떠가는데 누런 잎들이 정말로 흩어지며 떨어지고 있네

簡易 崔岦(간이 최립). 謝曇蘭(사담란)담란 에게 고마운 뜻을 나타내다

簡易 崔岦(간이 최립).   謝曇蘭(사담란)담란 에게 고마운 뜻을 나타내다 我閑未赴雪中期(아한미부설중기)한가한 나도 눈이 내리는 바람에 가겠다는 약속 지키지 못했는데 汝懶能來問歲時(여라능래문세시)게으른 그대가 설에 이렇게 와 주었네 飛錫無心肯相轎(비석무심긍상교)순례 하러 돌아다니는 승려와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내가 서로 비교할 수 있을까마는 可憐添却一年衰(가련첨각일년쇠)한 살씩 더 먹어 약해지는 것이 가엾고 불쌍 하네

孤竹 崔慶昌(고죽 최경창). 大隱巖南止亭故宅(대은암남지정고택) 대은암 남지정 고택에서

孤竹 崔慶昌(고죽 최경창).   大隱巖南止亭故宅(대은암남지정고택)대은암 남지정 고택에서 門前車馬散如煙(문전거마산여연) : 문 앞의 수레가 연기처럼 흩어져 相國繁華未百年(상국번화미백년) : 재상의 영화도 백년에 못 미치는구나​村巷寥寥過寒食(촌항요요과한식) : 시골 거리는 적막하고 한식은 지났는데 茱莠花發古墻邊(수유화발고장변) : 오래된 담장에 수유꽃만 한가히 피어있구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次西厓韻(차서애운) 서애 유성룡의 시에 차운하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次西厓韻(차서애운)서애 유성룡의 시에 차운하다 故人千里去 (고인천리거)오랜 친구가 머나먼 길 가는데 幽抱幾時同 (유포기시동)깊이 간직한 생각을 얼마나 같이했던가.  一春殘夢裏 (일춘잔몽리)이 봄 잠이 깬 후에도 마음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꿈속에 無賴落花紅 (무뢰락화홍)의지할 데 없어 마구 떨어지는 꽃잎이 붉기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