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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우제(偶題) 우연히 짓다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우제(偶題) 우연히 짓다 寓居龍鳳寺(우거룡봉사) : 임시로 용봉사에 머물러서 白晝掩苔扉(백주엄태비) : 대낮에도 사립문 닫아 놓았다. 歲月丹靑古(세월단청고) : 세월에 단청이 오래되고 風霜樹木奇(풍상수목기) : 풍상을 거친 나무가 기이하다. 壁燈熏佛坐(벽등훈불좌) : 벽 위의 등불은 불좌에 스미고 山翠暎僧衣(산취영승의) : 푸른 산 빛은 스님 옷을 비춘다. 城市高堂在(성시고당재) : 성 안에 부모님 계시니 思之却自悲(사지각자비) : 생각나니 갑자기 스스로 슬퍼진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宿村舍(숙촌사) 시골집에 묵으며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宿村舍(숙촌사) 시골집에 묵으며 ​野外田疇薄(야외전주박) : 들 밖의 밭두둑에서村中稼穡收(촌중가색수) : 마을에서 추수를 하네.月明孤客夜(월명고객야) : 달은 밝은데 나그네는 외롭고露冷候虫秋(로냉후충추) : 이슬은 찬데 벌레는 가을을 알리는구나.人世難爲計(인세난위계) : 세상살이 살기도 어려워吾生不自由(오생불자유) : 우리들 삶이란 자유롭지도 않다네.明朝還策馬(명조환책마) : 내일 아침 다시 여읜 말 채찍질하여却向九街頭(각향구가두) : 또다시 서울로 가는 큰길을 달려야 하네

양촌 권근(1352) 2024.07.24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重九日(중구일) 구월 구일 날에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重九日(중구일) 구월 구일 날에 ​寓居車馬稀(우거거마희) : 나 사는 곳 찾는 이 없어幅巾行庭曲(폭건행정곡) : 복건을 쓰고 뜰을 걷는다.采采黃金花(채채황금화) : 누른 국화꽃 따보았으니終朝不盈掬(종조불영국) : 아침 내내 한 움큼도 못땄다.伊人携酒來(이인휴주래) : 그 사람이 술을 가져오니喜色浮面目(희색부면목) : 기쁜 빛 얼굴과 눈빛에 돈다.一杯還一杯(일배환일배) : 한 잔 또 한 잔 마시니西風吹淅瀝(서풍취석력) : 가을바람 서걱서걱 불어온다.客子自多感(객자자다감) : 나그네 신세 스스로 다감하나況此展良覿(황차전량적) : 하물이 이러한 전개 정말 좋음에야.酩酊不復辭(명정불부사) : 취하는 것 다시 사양하지 않고浩歌立於獨(호가립어독) : 호탕하게 노래 부르며 홀로 서있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琴棋書畵四圖戱題其上 4(금기서화사도희제기상 4). 畵(그림)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琴棋書畵四圖戱題其上 4(금기서화사도희제기상 4).    畵(그림) 可憐雲雨夢中人 (가련운우몽중인) 가련하다 운우(雲雨)(주2)의 꿈을 꾸는 사람이여 又向瓊臺寄此身 (우향경대기차신) 또한 경대로 가 이 몸을 기대고 思入丹靑終不應 (사입단청종불응) 아리따운 상상에 빠져본들 끝내 응하지 않으니 謾勞心力喚眞眞 (만노심력환진진) 애써 진진(眞眞)(주3)을 부르건만 부질이 없네

牧隱 李穡(목은 이색). 卽事(즉사) 본대로 느낀대로

牧隱 李穡(목은 이색).   卽事(즉사) 본대로 느낀대로 幽居野興老彌淸(유거야흥노미청) : 호젓이 사는 시골 흥취 늙을수록 맑아져恰得新詩眼底生(흡득신시안저생) : 흡사 새로운 시가 눈앞에서 생겨나는구나.風定餘花猶自落(풍정여화유자락) : 바람은 잦아도 남은 꽃은 저절로 떨어지고雲移小雨未全晴(운이소우미전청) : 구름 옮겨가도 가랑비 남아 개이지 않는구나.墻頭粉蝶別枝去(장두분접별지거) : 담장 위의 흰나비는 나뭇가지 떠나 사라지고屋角錦鳩深樹鳴(옥각금구심수명) : 처맛가 산비둘기 우거진 나무속에서 울어댄다.齊物逍遙非我事(제물소요비아사) : 과 는 내 일이 아니니鏡中形色甚分明(경중형색심분명) : 거울 속 내 형색이 매우 분명해 보이는구나.

목은 이색(1328) 2024.07.24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西京留守慶宰臣寄凍魚(서경류수경재신기동어)​ 서경유수 경재신이 언 고기를 부쳐오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西京留守慶宰臣寄凍魚(서경류수경재신기동어)​서경유수 경재신이 언 고기를 부쳐오다 朝天石下玉鱗魚(조천석하옥린어) : 조천석 아래 옥 비늘 고기를​千里飛來入我廬(천리비래입아려) : 먼 천 리길에서 우리집에 보내왔구나​一見忽驚淸到骨(일견홀경청도골) : 한번 보자마자 맑은 기운 뼈에 통하니​只緣腹有令公書(지연복유령공서) : 뱃속에 공의 편지가 있어서겠지요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숙패주죽림사유설(宿貝州竹林寺有雪) 패주 죽림사에서 묵는데 눈이 내리다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숙패주죽림사유설(宿貝州竹林寺有雪)패주 죽림사에서 묵는데 눈이 내리다 叢林得微雪 (총림득미설)선원禪院에 눈이 조금 내리니 淸恣更奇絶 (청자경기절)한껏 맑은 모습이 더욱 비할 데 없이 기이奇異하네. 生憎老呼風 (생증노호풍)밉살스럽게도 느지막이 바람 불어오니 掀飜下玉屑 (흔번하옥설)옥玉가루가 하늘 높이 날리다가 내려오는구나.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美人怨(미인원) 미인의 원망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美人怨(미인원) 미인의 원망 腸斷啼鶯春(장단제앵춘) :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落花紅簇地(락화홍족지) :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다香衾曉枕孤(향금효침고) :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玉臉雙流淚(옥검쌍류루) : 고운 뺨, 두 줄기 눈물 흐른다郞信薄如雲(낭신박여운) : 임의 약속 야속하기 뜬구름 같아妾情撓似水(첩정요사수) : 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아라長日度與誰(장일도여수) : 긴긴 밤, 누구와 함께 지내며皺却愁眉翠(추각수미취) : 수심겨워 찡그린 눈썹 펼 수 있을까

李齊賢(이제현). 金剛山二絶(금강산이절)금강산金剛山에서 지은 절구絶句 2수首. 마하연암摩訶衍菴

李齊賢(이제현).    金剛山二絶(금강산이절)금강산金剛山에서 지은 절구絶句  2수首. 마하연암摩訶衍菴 山中日亭午 (산중일정오)산속에 해는 한낮인데 草露濕芒屨 (초로습망구)풀잎에 맺힌 이슬이 짚신을 적시네. 古寺無居僧 (고사무거승)오래된 절에 스님은 살지 않고 白雲滿庭戶 (백운만정호)흰 구름만 뜰에 가득하네.

금강산관련 시 2024.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