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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春 怨 (춘 원) 봄날의 원망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春 怨 (춘 원) 봄날의 원망 淚沾春源色(루첨춘원색)봄빛 가득한 뜰에서 눈물 흘리고 愁對夕樓陰(수대석루음)시름에 겨워 그늘진 저녁 누각을 마주하네 借問無情草(차문무정초)무정한 풀에게 물어보네 綠何亦腐心(녹하역부심)어찌하여 마음 또한 근심으로 문드러지는지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僧軸(제승축) 스님의 시축에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僧軸(제승축) 스님의 시축에 쓰다 終日無人問索居(종일무인문색거)한적한 곳에서 홀로 쓸쓸히 지내는데 온종일 찾아오는 사람도 없이 鳥聲和雨在山廬(조성화우재산려)새소리와 빗소리가 화답하는 산집에 있네 安身有道綠多病(안신유도록다병)몸을 편한히 하는 길이 있는 것은 병이 많았기 때문이고 應俗無能坐信書(응속무능과신서)세속에 응할 능력이 없는 것은 책에 쓰인 글만 믿었기 때문이네

簡易 崔岦(간이 최립). 僧靈秀卷(승령수권)영수 승려의 시권에 쓰다

簡易 崔岦(간이 최립).    僧靈秀卷(승령수권)영수 승려의 시권에 쓰다  舊遊可憶開天寺(구유가억개천사)옛날에 개천사 에서 노닐던 일이 생각나는데 我與禪師俱少年(아여선사구소년)나와 선사 모두 소년이었네 今日相看眞一鏡(금일상간진일경)오늘 서로 바라보니 정말로 거울 하나를 보는 듯 面顔生皺不堪憐(면안생추불감련)얼굴에 주름까지 생겼으니 불쌍해서 견디지 못하 겠네

蓀谷 李達 (손곡 이달). 舞鶴暮嵐(무학모람)춤추는 학의 저녁 산기운

蓀谷 李達 (손곡 이달).    舞鶴暮嵐(무학모람)춤추는 학의 저녁 산기운 似靄還非靄(사애환비애) 아지랑이 인가 했더니 아지랑이가 아니고 如煙不是煙(여연불시연) 연기인가 했는데 연기도 아니 라네 每看山日夕(매간산일석) 해지는 산을 볼 때 마다 空翠滿山前(공취만산전) 빈산의 먼 푸른 빛 기운이 산 앞에 가득 하다.

孤竹 崔慶昌(고죽 최경창). 삼차송월(三叉松月) 삼차강의 송월

孤竹 崔慶昌(고죽 최경창).    삼차송월(三叉松月) 삼차강의 송월 手持一卷蘂珠篇(수지일권예주편) : 손에는 한 권 도가 경전 예주편을 들고서​讀罷空壇伴鶴眠(독파공단반학면) : 빈 단에서 읽고나 학을 친구하여 잠들었구나 驚起中宵滿身影(경기중소만신영) : 깊은 밤 놀라 일어나니 몸에 가득한 그림자 冷霞飛盡月流天(냉하비진월류천) : 차가운 노을은 달빛 흐르는 하늘로 살아지는구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有 感 (유 감) 느끼는 바가 있어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有 感 (유 감) 느끼는 바가 있어 莫言一舸小 (막언일가소)한 척의 배가 작다고 말하지 말고  莫道一官卑 (막도일관비)하나의 관직官職이 낮다고 말하지 말라. 舟中有天地 (주중유천지)배 안에도 하늘과 땅이 있어서 滿載漢官儀 (망재한관의)이 나라의 문물제도文物制度를 배에 가득 실었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九月十五夜見月感懷 三首 3[ 9월십오야견월감회 삼수 3]

栗谷 李珥 (율곡 이이).   九月十五夜見月感懷 三首 3[ 9월십오야견월감회 삼수 3]9월 15일 밤 달을보는 감회 萬物誰齊得[만물수제득] : 만물은 누가 가지런하게 이루었나莊生誇騁辭[장생후빙사] : 단정하게 만들어 아름다움 다하여 알리네.賦形雖有別[부형수유별] : 부세의 이치는 비록 구별이 있지만司命本無私[사명본무사] : 관아의 명령엔 본래 사사로움이 없어야하네.鵠白非由洗[곡백비유세] : 백조는 씻지 않아도 오히려 희고烏玄豈染緇[오현기염치] : 까마귀는 어찌하여 검게 물들여 검은가 ?窮通與苦樂[궁통여고락] : 생각이 깊어 괴로움과 즐거움 같이하고順受是男兒[순애시남아] : 순수히 받아들이니 이것이 남아로다.

율곡 이이(1536) 2024.07.18

松江 鄭澈(송강 정철). 北岳次趙汝式憲韻 趙公時爲都事 (북악차조여식헌운 조공시위도사)

松江 鄭澈(송강 정철).    北岳次趙汝式憲韻 趙公時爲都事 (북악차조여식헌운 조공시위도사) 북악에서 조여식(헌)의 시에 차운하다 一別修門月再彎(일별수문월재만) 修門을 한 번 이별 후 두 달이 되었나니 五雲歸夢五湖間(오운귀몽오호간) 五雲은 꿈 속 五湖로 돌아가네. 無人剗却鷄龍北(무인잔각계룡북) 계룡산 깎을 이 없어 愁望難通木覓山(수망난통목멱산) 근심스레 바라나니 목멱산 통하긴 어려울레.

송강 정철(1536) 2024.07.18

南冥 曺植 (남명 조식). 無名花(무명화) 이름 없는 꽃

南冥 曺植 (남명 조식).    無名花(무명화) 이름 없는 꽃 一年消息管多時(일년소식관다시)한 해의 생장과 소멸을 한참 동안 맡았지만 名與香埋世不知(명여향매세부지)이름과 향기는 묻혀 세상에선 모른다네 摠是名香爲己累(총시명향위기루)이름과 향기는 본디 자신의 누가 되는 것 洛陽曾得機人歸(낙양회득기인귀)서울에서 일찍이 몇 사람이나 돌아올 수 있었던가

남명 조식(1501) 2024.07.18

退溪 李滉[퇴계이황]. 觀梅 (관매) 관매

退溪 李滉[퇴계이황].    觀梅 (관매) 관매 至後梅梢意已生(지후매초의이생)동지 후 매화가지에 이미 싹이 텄는데도 山翁不見佇幽情(산옹불견저유정)산옹은보지도 못하고 그윽한 정취만 기다렸네 多君獨去探消息(다군독거탐소식)때마침 그대 홀로 가서 매화 핀 곳 찾았으니 吟到黃昏片月橫(음도황혼편월횡)날 저물도록 읊다보니 조각달 올라왔네

퇴계 이황(1501) 2024.07.18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次金千齡韻(차김천령운) 김천령 의 시에 차운하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次金千齡韻(차김천령운)김천령 의 시에 차운하다  造物偏私帝里春(조물편사제리춘)조물주가 너무나 서울의 봄을 사랑해서 屋頭閒事杏花新(옥두한사행화신)집 근처에 한가롭게 살구꽃이 새로 피었네 流光冉冉春秋改(류광염염춘추개)세월이 흐르는 물처럼 빠르게 지나 봄가을이 바뀌니 陡覺浮生逆旅人(두각부생역여인)덧없는 인생이 나그네와 같다는 것을 갑자기 깨닫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