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 413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秋 日(추 일) 가을날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秋 日(추 일) 가을날 碧蘆靑柳不宜霜(벽로청류불의상) 파란 갈대와 푸른 버들은 서리를 견디지 못하니 染作滄洲一帶黃(염작창주일대황) 온통 누렇게 물든 한적한 시골 마을. 莫把江山誇北客(막파강산과북객) 북쪽에서 온 사람들에게 강남 풍경을 자랑하지 마시게. 冷雲寒水更荒凉(랭운한수경황량) 찬 구름과 차가운 물은 더욱 황폐하여 거칠고 쓸쓸하기에….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橫 塘 (횡 당) 횡당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橫 塘 (횡 당) 횡당 南浦春來綠一川(남포춘래록일천) 남포南浦에 봄이 오니 냇물은 온통 푸르고 石橋朱塔兩依然(석교주탑량의연) 돌다리와 붉은 탑 모두 전과 다름이 없네. 年年送客橫塘路(년년송객횡당로) 해마다 떠나는 손님을 작별하여 보내는 횡당橫塘 길에는 細雨垂楊繫畵船(세우수양계화선) 가랑비와 수양버들이 놀잇배를 붙들어 매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喜 晴 ( 희 청 )날씨 갠 것이 기뻐서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喜 晴 ( 희 청 ) 날씨 갠 것이 기뻐서 窗間梅熟落蒂(창간매숙락체) 창가 매실 익어서 꼭지에서 떨어지고 牆下筍成出林(장하순성출림) 담장 아래 죽순 돋아 부쩍부쩍 자라네. 連雨不知春去(연우부지춘거) 연일 내리는 비에 봄 가는 줄 몰랐는데 一晴方覺夏深(일청방각하심) 한번 날씨 개이자 바야흐로 여름이 깊었음을 알겠네.

南冥 曺植 (남명 조식). 贐別李學士增榮(신별이학사증영) 학사 이증영에게 주다

南冥 曺植 (남명 조식). 贐別李學士增榮(신별이학사증영) 학사 이증영에게 주다 送君江月千尋恨(송군강월천심한) : 그대 보내려니, 강 위의 달도 천 길 한을 머금고 畵筆何能畵得深(화필하능화득심) : 그림으로 어찌 이 깊은 마음 그려낼 수 있겠는가 此面由今長別面(차면유금장별면) : 얼굴이야 이제부터 오랜 이별의 얼굴 되겠지만 ​ 此心長是未離心(차심장시미리심) : 마음이야 길이길이 결코 헤어지지 않는 마음이라네

남명 조식(1501) 2023.07.04

退溪 李滉[퇴계이황]. 次鄭吉元韻[차정길원운]정길원의 운을 차하여.

退溪 李滉[퇴계이황]. 次鄭吉元韻[차정길원운] 정길원의 운을 차하여. 遊騎城南已踏春[유기성남이답춘] : 성 남쪽에 말타고 떠도니 이미 밟고 노는 봄이라 路邊楊柳綠絲新[노변양류록사신] : 길 가의 수양 버들은 새로운 가지마다 푸르구나. 風流藉甚來相別[풍류자심래상별] : 풍류가 깊게 깔렸는데 앞으로 서로 이별하려니 知是能詩谷口人[지시능시곡구인] : 무릇 시에 능한 골짜기 입구 사람임을 알겠구나.

퇴계 이황(1501) 2023.07.04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長興偶吟 2(장흥우음 2) 장흥에서 언뜻 떠올라 읊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長興偶吟 2(장흥우음 2) 장흥에서 언뜻 떠올라 읊다 南國佳人蘇小小(남국가인소소소) 남쪽 나라에서 아름다운 사람은 소소소 요 長安詞伯白香山(장안사백백향산) 장안에서 시문에 제일 능한 사람은 향산거사 백거이 라네 春風一別渭城下(춘풍일별위성하) 봄바람 부는데 위성 아래에서 한 번 헤어진 뒤 白借鵝黃嫩柳間(백차아황눈유간) 날마다 눈이 트기 시작한 버드나무 사이에서 술을마시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泛葵溪流(범규계류) 해바라기를 개울물에 띄워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泛葵溪流(범규계류) 해바라기를 개울물에 띄워 向日丹心鬢欲秋(향일단심빈욕추) : 임 향한 충성심에 귀밑머리 희어지고 朝朝垂淚滿顔愁(조조수루만안수) : 아침마다 눈물 흘려 얼굴 시름겨워라. 如何忽作英州去(여하홀작영주거) : 어찌하여 갑자기 영주로 귀양가 萬里風波一葉舟(만리풍파일엽주) : 만리풍파에 한 척 배의 처지로다 西子當年一入吳(서자당년일입오) : 서시가 당시에 한번 오나라에 드니 春風秋月醉姑蘇(춘풍추월취고소) : 봄바람 가을 달에 고소대에서 취하였네. 豈知國破無歸處(기지국파무귀처) : 어찌 나라가 망하여 몸 붙일 곳 없음 알아 愁把紅顔泛五湖(수파홍안범오호) : 수심에 홍안을 태워 오호로 배 띄워갔다네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對月有感寄擇之(대월유감기택지) 달보고 감회일어 택지에게 보낸다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對月有感寄擇之(대월유감기택지) 달보고 감회일어 택지에게 보낸다 佳期眞有數(가기진유수) 좋은 만남은 참으로 운수에 달린 것 人力故難爭(인력고난쟁) 인력으로는 본디 어찌하기 어려운 법 湖海空陳迹(호해공진적) 강호는 속절없이 묵은 자취로 남고 光陰已自驚(광음이자경) 광음은 빨리도 흘러 깜짝 놀라는 구나 寒從人日減(한종인일감) 추위는 인일로부터 줄어들고 月過上弦明(월과상현명) 달은 상현을 지나 밝아 지누나 未用憂僮僕(미용우동복) 동복이 없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으니 應門守二更(응문수이경) 내가 밤새도록 문에 서서 그대를 기다릴테니

容齋 李荇(용재 이행). 見白髭有感(견백자유감) 드디어 나도 흰수염이 나는구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見白髭有感(견백자유감) 드디어 나도 흰수염이 나는구나 我年三十八(아년삼십팔) 내 나이 서른여덟 살에 頭髮始變衰(두발시변쇠) 머리털이 세기 시작하더니만 憂患十星霜(우환십성상) 우환 속에 십 년을 보내고 나니 種種生白髮(종종생백발) 올올이 흰 머리털 돋아나더라 初焉愴然驚(초언창연경) 처음 보고는 화들짝 놀랬지만 久復無瑕疵(구부무하자) 오래 지나니 무덤덤해지더라 人或勸當鑷(인혹권당섭) 남들은 뽑으라 하지만 我心良不欺(아심량불기) 내 마음을 속일 수는 없지 賤老世俗態(천노세속태) 세상 사람들 늙은이 천대하지만 畢竟宜自知(필경의자지) 필경 스스로 알게 되니라 此翁非昔翁(차옹비석옹) 이 늙은이도 그 옛날엔 騎竹狂走兒(기죽광주아) 죽마타고 신나게 뛰놀던 아해였음을

용재 이행(1478) 202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