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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村舍壁(제촌사벽) 시골집 벽에 제하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村舍壁(제촌사벽) 시골집 벽에 제하다   禿柳一株屋數椽(독류일주옥수연) 한 그루 늙은 버들 두어 서까래 집에  翁婆白髮兩蕭然(옹파백발양소연)머리 하얀 영감 할멈 둘이 다 쓸쓸하네 未過三尺溪邊路(미과삼척계변로)석자가 아니되는 시냇가 길 못 넘고서 玉䕽西風七十年(옥촉서풍칠십년)옥수수 가을 바람 칠십 년을 살았다오

紫蝦 申緯(자하 신위). 金爐香(금로향) 금향로의 향불

紫蝦 申緯(자하 신위).    金爐香(금로향) 금향로의 향불 金爐香盡漏聲殘(금로향진루성잔) 금향로에 향불 다타고 물시계 소리 잦아드니 誰與橫陳罄夜歡(수여횡진경야환) 누구와 마주 누워 속삭이며 고요한 밤 즐기다가月上欄干斜影後(월상란간사영후) 달이 난간에 떠올라 그림자 기운 뒤에 打探人意驀來看(타탐인의맥래간) 내 마음 알아보려 그렿게도 빨리 달려와보고 있는가.

자하 신위(1769) 2024.06.20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芙蓉堂夜坐(부용당야좌) 밤에 芙蓉堂에 앉아서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芙蓉堂夜坐(부용당야좌)  밤에 芙蓉堂에 앉아서  池樹蒼涼海月明(지수창량해월명) 연못가 나무 푸르고 서늘한데 바다 위에 뜬 달은 밝고 纖歌初闋四筵淸(섬가초결사연청) 고운 노래가 비로소 끝나니 주위가 고요하네. 菱錢荷蓋深深處(릉전하개심심처) 마름과 연꽃으로 뒤덮인 깊고 깊은 곳에서 時聽潛魚呷水聲(시청잠어합수성) 때때로 물속에 깊이 숨어 있는 물고기가 물 마시는 소리 들려오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荷 塘 ( 하 당 ) 연 못

鮮紅豔翠劇淸明 (선홍색취극청명)밝고 산뜻한 붉은 꽃과 곱고 푸른 잎이 너무나 맑고 뚜렷해서 殿閣風來晩馥生 (전각푸래만복생)궁궐宮闕에 바람 불어오니 저물녘 향기가 짙게 풍기네. 出自淤泥能葆潔 (출자어니능보결)진흙에서 나왔지만 능히 깨끗함을 보전하니 花中君子豈虛名 (화중군자기허명)여러 가지 꽃 가운데 군자君子라는 말이 어찌 실속 없는 헛된 명성이겠는가.

정 조 (1752) 2024.06.20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畵 扇 (화 선) 부책속 그림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畵 扇 (화 선)  부책속 그림 白塔淸秋直(백탑청추직)흰 탑은 맑게 갠 가을 하늘로 곧게 솟았고 紅欄落日危(홍란락일위)붉은 난간 은 지는 해에 아슬아슬하게 높네 滿江飛木葉(만강비목엽)강에는 날리는 나뭇잎 가득한데 幽客水聲期(유객수성기)속세를 피해 한가롭게 사는 사람이 물소리와 기약 하는 구나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晴 江 (청 강) 맑게 갠 강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晴 江 (청 강)  맑게 갠 강  雨後秋江奇復奇(우후추강기복기)비온뒤 강이 기이하고 또 기기하니 只應泛泛白鷗知(지응범범백구지)오직 마땅히 둥둥 떠 있는 갈매기가 알겠지 我欲問鷗鷗不答(아욕문구구불답)나는 갈매기에게 묻고 싶었지만 가매기가 대답은 하지않고 傾身故意沒盤귀(경신고의몰반귀)몸 기울여 일부러 큰 물결 속에 빠지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