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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喜 晴(희청) 희청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喜 晴(희청) 희청 昨夜屢陰晴(작야루음청) : 어제밤 여러 번 흐렸다가 날이 개니 今朝喜見日(금조희견일) : 오늘 아침 해를 보니 기쁘기만 하다 陰陰夏木長(음음하목장) : 여름 나무는 자라서 그늘지고 嘒嘒鳴寒蚻(혜혜명한찰) : 가을을 알리는 매미는 쓰르르 울어댄다 樹有櫟與樗(수유력여저) : 나무로는 가죽나무와 참나무가 있고 穀有稗與糲(곡유패여려) : 곡식에는 피와 조가 있도다 世我苦相違(세아고상위) : 세상과 나는 괴롭게도 서로 어긋나고 年來添白髮(년래첨백발) : 나이는 많아져 백발이 늘어난다 開襟納新凉(개금납신량) : 옷깃을 헤치고 새로이 시원함 드니 淸風轉颷䬍(청풍전표䬍) : 맑은 바람 더욱 휘몰아 부는구나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鮑石亭(포석정) 포석정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鮑石亭(포석정) 포석정 鮑魚背上水灣環(포어배상수만환) : 전복 등 위엔 물이 굽이쳐 돌아나가는데羽葆隱映松篁間(우보은영송황간) : 깃털 수레들은 송죽 사이로 은은히 비친다宮中衡石久不用(궁중형석구불용) : 연락에 정치는 오래도록 하지 않고却憑祓禊耽餘閑(각빙불계탐여한) : 불계를 빙자하여 한가로움만 탐닉하였다君臣拊髀看流觴(군신부비간류상) : 군신이 기뻐 뛰며 흐르는 술잔 구경할 때鼙鼓忽動金鰲山(비고홀동금오산) : 견훤군의 북소리 문득 금오산을 진동하였다倉皇輦路盡奔迸(창황련로진분병) : 임금수레 허둥지둥 모두가 달아나虎旅何人謀拒關(호려하인모거관) : 어떤 병사가 지켜주려고 하였던가鮮血自汚甄王劍(선혈자오견왕검) : 붉은 피는 절로 견훤의 칼날에 물들어滿朝狼藉如茅菅(만조랑자여..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漢都十詠 6(한도십영 6) 箭郊尋芳(전교심방) : 전교에서 꽃을 찾아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漢都十詠 6(한도십영 6) 箭郊尋芳(전교심방) :  전교에서 꽃을 찾아 平郊如掌草如茵(평교여장초여인) 손바닥 처럼 반반한 들판에 돗자리 같은풀 晴日暖風濃殺人(청일난풍농살인) 갠 날씨에 따스한 바람이 사람의 애간장을 돋우네朝來沽酒典靑衫(조래고주전청삼) 아침에 청 적삼을 잡혀 술을 사와 三三五五尋芳草(삼삼오오심방초) 삼삼오오로 꽃다운 풀을 찾아가네飛觴轉急流水曲(비상전급류수곡) 돌리는 술잔은 유수곡으로 더욱 급해지고 靑樽易枯長鯨吸(청준이고장경흡) 고래처럼 술마시니 술병이 쉬 마르네歸來駿馬踏銀蟾(귀래준마답은섬) 준마타고 달 밟으며 돌아오는데玉箸聲殘杏花落(옥저성잔행화락) 옥피리 소리는 자지러지고 살구꽃은 떨어지네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신흥(晨興) 벽에 일어나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신흥(晨興) 벽에 일어나 殘夜涼侵簟(잔야량침점) : 새벽 서늘한 기운 대자리에 들고窓虛露氣通(창허노기통) : 창문이 비어 이슬 기운 스며든다四鄰明宿火(사린명숙화) : 사방의 이웃에 등불을 밝고萬井動晨鍾(만정동신종) : 마을마다 새벽종이 울려온다日出疎煙外(일출소연외) : 엷게 낀 노을 밖에 해 떠오르고秋生積雨中(추생적우중) : 지루한 장마 끝에 가을이 찾아왔다幽棲忘盥櫛(유서망관즐) :깊숙이 살다 보니 세수와 빗질도 잊었는데客至强爲容(객지강위용) : 손님이 찾아와 억지로 단장했지요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定慧寺(정혜사) 정혜사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定慧寺(정혜사) 정혜사 ​寺古三間靜(사고삼간정) : 절이 예스러워 세 칸 방이 고요하고山深一逕微(산심일경미) : 산이 깊어 오솔길 희미하구나憑虛風滿袖(빙허풍만수) : 허공을 의지하니 바람이 소매에 가득하고제險石鉤衣(제험석구의) : 험한 곳을 오르니 돌에 옷이 걸리는구나寶刹容塵迹(보찰용진적) : 보배로운 절은 세상 사람들을 받아들이고禪窓息世機(선창식세기) : 선방의 창문은 이기심을 없애주는구나談玄終永夜(담현종영야) : 현묘한 이야기를 나누며 기나긴 밤 보내니欲往淡忘歸(욕왕담망귀) : 마음이 담담해져 돌아갈 일 잊었노라

양촌 권근(1352) 2024.06.14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題嶺南樓(제영남루) 영남루에 제하다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題嶺南樓(제영남루) 영남루에 제하다 高樓登眺若登天(고루등조약등천) : 높은 누대 올라보니 하늘에 오른 듯하여景物紛然後忽前(경물분연후홀전) : 보이는 경치 뒤에 있는 것이 홀연히 앞에 보이네風月雙淸是今古(풍월쌍청시금고) : 예나 지금이나 바람과 달 모두 맑고山川十里自中邊(산천십리자중변) : 가운데서 산천이 십리나 길게 뻗어있네秋深官道映紅樹(추심관도영홍수) : 가을이 짙은 넓은 길에는 붉은 단풍나무 비치고日暮漁村生白煙(일모어촌생백연) : 저무는 어촌에는 흰 연기 피어오른다客子長吟詩未就(객자장음시미취) : 나그네 길게 읊어보나 시 아직 짓지 못해使君尊俎秩初筳(사군존조질초정) : 사군이 내리는 술잔이 잔치의 시작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