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 312

蘭雪軒 許楚姬(란설헌 허초희). 遊仙詞 26 (유선사 26) 신선계 에서 놀다

蘭雪軒 許楚姬(란설헌 허초희).   遊仙詞 26 (유선사 26) 신선계 에서 놀다   廣寒宮殿玉爲梁(광한궁전옥위량)옥으로 대들보 만든 광한전 銀燭金屛夜正長(은촉금병야정장)은촛대 금병풍에 밤이 길기만 하구나 欄外桂花涼露濕(난외계화량노습)난간 밖 계수나무 차가운 이슬에 젖고 紫簫聲裏五雲香(자소성리오운향)붉은 피리 소리에 오색 구름 향기롭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冬日田園雜興 9(동일전원잡흥 9) 겨울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冬日田園雜興 9(동일전원잡흥 9)겨울 전원의 여러 흥취 煮酒春前臘後蒸(자주춘전랍후증) 봄 되기 전에 술을 빚고 납일臘日 뒤에 데우니 一年長饗甕頭淸(일년장향옹두청) 한 해 내내 늘 갓 익은 술을 마시네. 진居何似山居樂(진거하사산거락) 도회지에서 사는 것이 어찌 산속에서 사는 즐거움과 같으리오. 秫米新來禁入城(출광신래금입성) 술 담글 때 쓰는 차좁쌀이 새로 와서 성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네.

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어부사수 2(漁父四首 2) 어부

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어부사수 2(漁父四首 2) 어부 漁父醉蓑衣舞 (어부취사의무)어부漁父가 취해서 도롱이 입고 춤을 추네. 醉裏却尋歸路 (취리각심귀로)취했는데도 도리어 돌아갈 길을 찾는구나. 輕舟短棹任斜橫 (경주단도임사횡)가벼운 배에 짧은 노를 흔들리는 물결에 맡기니 醒後不知何處 (성후부지하처)술이 깬 뒤에도 어디인지 모르는구나.

香山居士 白居易(향산거사 백거이). 寒閨怨(한규원)차가운 규원의 원망

香山居士 白居易(향산거사 백거이).   寒閨怨(한규원)차가운 규원의 원망  寒月沈沈洞房靜(한월침침동방정) : 차가운 달빛 침침하고 안방이 고요한데 眞珠簾外梧桐影(진주렴외오동영) : 진주 구슬주렴 밖으로 오동나무 그림자 진다. 秋霜欲下手先知(추상욕하수선지) : 가을 서리 내리려하니 손끝이 먼저 알아 燈底裁縫剪刀冷(등저재봉전도냉) : 등잔 아래 재봉하는데 칼끝이 차기만 하여라.

鹿門處士 孟浩然(록문처사 맹호연). 南山下與老圃期種瓜(남산하여노포기종과) 남산 밑에서 농사를 오래 지은 사람과 오이를 심기로 기약하다.

鹿門處士 孟浩然(록문처사 맹호연).   南山下與老圃期種瓜(남산하여노포기종과)남산 밑에서 농사를 오래 지은 사람과 오이를 심기로 기약하다. 樵牧南山近(초목남산근) : 나무꾼과 목동들 남산 가까이 모여 있고林閭北郭賖(림려북곽사) : 성안의 저잣거리 마을 어귀 북쪽에 있네先人留素業(선인유소업) : 이곳에는 조상님들 농사지어 온 땅이 있고老圃作隣家(노포작인가) : 밭농사 오래 지은 늙은 이웃이 살고 있어不種千株橘(부종천주귤) : 귤나무 천 그루 심을 마음 먹어본 적 없었고惟資五色瓜(유자오색과) : 빛깔 고운 오이 하나만 키워보고 싶었으니邵平能就我(소평능취아) : 소평 같은 고상한 사람이 나를 찾아온다면開徑剪蓬麻(개경전봉마) : 쑥과 삼을 베어내고 샛길이라도 내두려네

사명대사(四溟大師). 我來問道(아래문도)

사명대사(四溟大師).   我來問道(아래문도)李翶(이고)시.  鍊得身形似鶴形(연득신형사학형)수행한 몸은 학과 같이 우아하고 千株松下兩函經(천주송하양함경)울창한 소나무 아래 경을 담은 상자가 두어개네 我來問道無餘說(아래문도무여설)내가 와 도를 물으니 다른 말씀 하지 않고 雲在靑天水在甁(운재청천구재병)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속에있다.'하셨네  * 일본에 갔을 때 도꾸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아들이 법을 물어 그에게 준 것으로 알져진 이 시는 선의 지취를 설해준 내용이다. 이 시는 당나라 때의 유학자이자 문인인 이고 (李翶)가 약산유엄(藥山惟儼, 745~826)선사를 방문하고 지은 시이다. 이고가 낭주朗州 자사刺史로 있을 때 약산의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처음에는 자사인 자신을 제대로 영접해 주지 않는 약산..

사명대사(1544) 2024.06.11

少陵 杜甫(소릉 두보). 絶句 6수 6(절구 6수 6) 절구시

少陵 杜甫(소릉 두보).    絶句 6수 6(절구 6수 6)  절구시  江動月移石(강동월이석)일렁거리는 강물 속 달빛은 바위로 옮겨 앉고 谿虛雲傍花(계허운방화)텅 빈 계곡 속 구름은 꽃 옆에 내려앉네 鳥棲知故道(조서지고도)새들은 어제도 다니던 길을 날아 깃으로 상큼 들어가는데 帆過宿誰家(범과숙수가)둥둥 떠있는 저 돛단배 뉘집 에서 묵으 려느냐

소릉 두보(712) 2024.06.10

靑蓮居士 李白(청련거사 이백). 上皇西巡南京歌 3(상황서순남경가 3)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

靑蓮居士 李白(청련거사 이백).   上皇西巡南京歌 3(상황서순남경가 3)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  華陽春樹號新豐(화양춘수호신풍) : 화양의 봄숲을 신풍이라 부르는데 行入新都若舊宮(행입신도약구궁) : 걸어서 신도에 들어서니 옛 궁궐과 같구나 柳色未饒秦地綠(류색미요진지록) : 버들빛은 진나라 땅보다 짙지 않으나 花光不滅上陽紅(화광불멸상양홍) : 꽃빛은 상양의 붉음을 없애지 못하는구나

​왕유(王維). 涼州郊外游望(양주교외유망) 양주 교외에서 유람하며 바라보다

​왕유(王維).    涼州郊外游望(양주교외유망)양주 교외에서 유람하며 바라보다 野老才三戶(야노재삼호) : 시골 늙은이 사는 집, 겨우 세 가구邊邨少四鄰(변촌소사린) : 변방 고을에는 이웃도 적구나.婆娑依里社(파사의리사) : 옷자락 너울거리며 마을 신당에 가서簫鼓賽田神(소고새전신) : 피리 불고 북 치면서 지신을 제사한다.灑酒澆芻狗(쇄주요추구) : 꼴로 만든 개에 술 붓고 물 뿌리고焚香拜木人(분향배목인) : 향불 피우고 나무 우상에 절을 한다.女巫紛屢舞(녀무분누무) : 여자 무당은 어지러이 온갖 춤을 추니羅襪自生塵(나말자생진) : 비단 버선에서는 절로 먼지가 인다.

마힐 왕유(699) 2024.06.10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讀史述九章 3(독사술구장 3) 管鮑(관포) : 관중(管仲)과 포숙(鮑叔)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讀史述九章 3(독사술구장 3)管鮑(관포) : 관중(管仲)과 포숙(鮑叔) 知人未易(지이미이),사람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으며相知實難(상지실난)。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실로 어렵다네.淡美初交(담미초교),군자의 사귐은 담박하여야 아름다우며利乖歲寒(이괴세한)。이익이 어긋나도 변함이 없는 것이네.管生稱心(관생칭심),관중(管仲)이 만족스러우면鮑叔必安(포숙필안)。포숙(鮑叔)도 마음이 편했다네.奇情雙亮(기정쌍량)보기 드문 우정 서로를 빛나게 하니令名俱完(영명구완)。높은 명성이 영원히 전해오네.

雲養 金允植(운양 김윤식). 戱賦山禽問答 6(희부산금문답 6) 장난삼아 산새들과 서로 묻고 대답한 것을 읊다

雲養 金允植(운양 김윤식).   戱賦山禽問答 6(희부산금문답 6)장난삼아 산새들과 서로 묻고 대답한 것을 읊다 두우답(杜宇答)  :  두견이가 대답하다    去國八千里 (거국팔천리)조국祖國을 떠나 아득히 먼 곳을 떠도는데 瑣尾舊臣從 (쇄미구신종)보잘것없는 처지에도 옛 신하들이 따르네. 但歸死無恨 (단귀사무한)다만 돌아가 죽을 수만 있다면 한恨이 없겠지만 豈敢望見容 (기감망견용)어찌 감히 받아 주기를 바라겠소.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看山 (간산)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看山 (간산)  倦馬看山好(권마간산호)게으른 말을타야 산 구경하기가 좋아서執鞭故不加(집편고불가)채찍질 멈추고 천천히 가네岩間纔一路(암간재일로)바위 사이로 겨우 길하나 있고煙處或三家(연처혹삼가)연기나는 곳에 두세 집이 보이네花色春來矣(화색춘래의)꽃 색깔 고우니 봄이 왔음을 알겠고溪聲雨過耶(계성우과야)시냇물 소리 크게 들리니 비가왔나보네渾忘吾歸去(혼망오귀거)멍하니 서서 돌아갈 생각도 잊었는데奴曰夕陽斜(노왈석양사)해가 진다고 하인이 말하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사국(謝菊) 고마운 국화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사국(謝菊) 고마운 국화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너무나 기쁜데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핀 꽃들 하나하나가 황금 구슬이구나.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 가장 외롭고 담백한 곳에 화려한 얼굴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봄 마음 고치지 않고 가을 추위를 버틴다.

紫蝦 申緯(자하 신위). 綠草靑江馬(녹초청강마) 맑은 강가 푸른 풀 위의 말

紫蝦 申緯(자하 신위).    綠草靑江馬(녹초청강마)맑은 강가 푸른 풀 위의 말  茸茸綠草靑江上(용용녹초청강상) : 맑은 강 위에 풀 무성하고 老馬身閑謝轡銜(노마신한사비함) : 늙은 말이 굴레 벗어 몸 편한하네 舊首一鳴時向北(구수일명시향북) : 지난 적 머리 들어 때로 북녘 향해 우는 것은 夕陽無限戀君心(석양무한연군심) : 석양에 끝없이 임 그리는 마음일세

자하 신위(1769) 2024.06.09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渡錦水(도금수) 錦江을 건너며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渡錦水(도금수)  錦江을 건너며  殘照西風錦水頭(잔조서풍금수두) 저녁놀 스러지는데 갈바람 속 금강錦江 나루 紅船依舊泛中流(강선의구범중류) 붉은 배는 옛날 그대로 변함없이 중류에 떴네. 分明二十年前事(분명이십년전사) 틀림없이 확실하게 20년 전 일이 생각나 惹起南征一路愁(야기남정일로수) 한 줄기 곧장 뻗은 길로 남쪽으로 갈 나그네의 시름을 자아내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夜登芙蓉亭小樓(야등부용정소루) 밤에 부용정芙蓉亭 작은 누각樓閣에 올라

弘齋 正祖(홍재 정조).    夜登芙蓉亭小樓(야등부용정소루)밤에 부용정芙蓉亭 작은 누각樓閣에 올라  心臺花會又玆樓 (심대화회우자루)세심대洗心臺에서 꽃놀이하고 또 이 누각樓閣에서 꽃구경하니 爲是今春可樂遊 (위시금춘가락유)이것으로 올봄에는 능히 즐겁게 놀았다 하겠네. 此夜君臣同祝意 (차야군신동축의)이 밤에 임금과 신하가 함께 축원祝願하는 뜻은 萬年枝上月長留 (만년지상월장유)사철나무 가지 위에 달이 오래도록 머무르는 것이네.

정 조 (1752) 2024.06.09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창 승(蒼 蠅) 쉬파리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창 승(蒼 蠅) 쉬파리   營營終日往來頻 (영영종일왕래빈)앵앵거리며 온종일 자주 오가는데  隨處難明黑白眞 (수처난명흑백진)가는 곳마다 파리똥의 참모습을 알기 어렵네. 也非不足偸生計 (야비부족투생계)구차苟且하나마 먹고살 방도方道가 모자라지도 않는데 畢竟杯盤喪厥身 (필의배반상궐신)마침내 술상床에 달려들다 그 목숨을 잃고 마는구나.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仲秋望日 1(중추망일 1) 한 해의 밝은 달 가운데 오늘 밤이 으뜸이로다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仲秋望日 1(중추망일 1) 한 해의 밝은 달 가운데 오늘 밤이 으뜸이로다   節序臨高秋 (절서임고추)계절季節이 하늘이 맑고 높은 가을이라 西風吹慄慄 (서풍취률률)갈바람이 차갑게 불어오네. 桂魄推上山 (계백추상산)달이 산 위로 둥실 떠오르자 頓覺精神一 (돈학정신일)갑자기 정신精神이 집중集中되는 것을 깨닫네.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新居春日(신거춘일) 신거춘일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新居春日(신거춘일) 신거춘일 結廬人境外(결려인경외) : 사람 사는 고을 밖에 집 짓고春日獨徘徊(춘일독배회) : 봄날을 홀로 배회한다.坐石孤雲起(좌석고운기) : 돌에 앉으니 구름은 일어나고移花細雨來(이화세우래) : 꽃으로 옮겨가니 가랑비가 내리는구나.道心隨地得(도심수지득)도의 마음은 땅 따라 얻고生事逐時開(생사축시개) : 살아가는 일은 때를 따라 열린다네.鷗驚西溪上(구경서계상) : 서녘 내 위에 놀라는 해오라기終年兩不猜(종년양불시) : 죽도록 둘은 서로 시기하지 않는구나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興敎寺(흥교사) 흥교사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興敎寺(흥교사) 흥교사  松柏喬山祗樹連(송백교산지수련)소나무와 잣나무가 무성한 왕릉은 절과 이어지고 招提鐘動五雲邊(초제종동오운변)절의 종소리는 오색구름 너머로 울려 퍼지네 知君官興齋郞最(지군관흥재랑최)벼슬살이 흥취는 참봉이 제일이라는 것을 그대도 알테니 夜夜僧來相對眠(야야승래상대면)밤마다 승려가 와서 서로 마주하며 잠자리라